1. 복수의 이유는 분노가 아니라 사랑이었다
휴 글래스는 아메리카 개척시대의 모피 사냥꾼이다. 원주민 여성과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과 함께 사냥대를 따라다니며 혹독한 자연 속에서 살아간다. 어느 날, 동료 피츠제럴드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의 아들을 눈앞에서 살해당한 그는 중상을 입은 채 버려진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거기서 죽음을 맞이했겠지만, 그는 살아남는다. 피로와 고통, 동상, 상처와 싸우면서도 그를 버티게 하는 건 단 하나, 복수다. 하지만 그 복수는 단순한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아들을 지켜주지 못한 아버지로서의 죄책감과 사랑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그 절박함이 그를 죽음에서 끌어올린다.
2. 자연과 인간, 그리고 본능을 넘나드는 여정
이 영화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다. 복수를 위해 생존하는 남자의 서사이지만, 그것은 곧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대자연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눈보라 속을 기어가고, 강물에 몸을 던지며, 야생동물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 하나하나가 감정을 극한으로 몰고 간다. 휴 글래스는 인간이라기보다는 자연에 가까운 존재로 바뀌어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관객은 복수라는 감정이 점점 더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무게를 지닌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이 영화의 위대한 점은, 복수의 동기를 설명하지 않아도 그 침묵과 눈빛 속에서 절실하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감정은 말보다 숨결과 표정, 고통의 리듬으로 전해진다.
3. 복수는 끝이 아니라 선택이었다
마침내 피츠제럴드를 찾아낸 글래스...
그는 그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쥐게 된다. 하지만 그 순간, 그는 손을 멈춘다. “복수는 신에게 맡기자”는 말을 되새기며, 피츠제럴드를 떠내려 보내 버린다. 이 장면은 복수의 정점을 찍는 동시에, 인간다움의 복원이라는 또 다른 메시지를 던진다. 복수는 행위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 무게와 의미가 달라진다. 글래스는 복수를 통해 살아왔지만, 복수의 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성을 지킨다. 이 장면은 복수의 허무함과 동시에, 복수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진정한 영화적 클라이맥스다. 진정한 복수는 상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는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 명대사로 정리하는 핵심
“Revenge is in God's hands, not mine.”
복수는 신에게 맡긴다는 이 한 줄은, 인간이 본능을 넘어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고요한 힘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