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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을 뛰어넘는 그들의 우정 - 그린 북 (Green Book, 2018) 💬 1. 외로운 사람들, 왜 먼저 다가가지 못할까? "세상은 첫걸음을 두려워하는 외로운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 대사는 단순한 낭만이 아닌, 사람 사이의 거리와 심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대부분의 외로움은 누군가와의 단절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그 단절을 깨기 위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거절당할까 봐, 민망할까 봐, 혹은 상대가 내 진심을 모르고 오해할까 봐. 그래서 우리는 종종 말 한마디를 삼키고, 안부를 물으려다 멈춘다. 그러나 이런 작은 망설임들이 반복될수록, 관계는 멀어지고 외로움은 깊어진다. 이 소중한 대사는 그 두려움이 얼마나 많은 외로움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며, 우리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깨닫게 해준다.🌱 2.. 2025. 4. 18.
이름이 곧 믿음이다 , 봉준호 감독 - 마더 (Mother, 2009) 🔍 1. 평범한 일상에 드리운 불신의 그림자시골 마을에서 약초를 캐고 침을 놓으며 살아가는 ‘엄마’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 ‘도준’. 영화는 그들의 평범한 일상으로 시작되지만, 마을의 여고생이 살해당하고 도준이 범인으로 몰리며 모든 것이 무너진다. 아무도 도준을 믿지 않고, 경찰은 성급한 수사로 그를 체포한다. 엄마는 본능적으로 아들의 결백을 확신하며 직접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봉준호 감독은 이 사건을 단순한 추리극으로 풀지 않는다. 오히려 엄마의 믿음 속에 감춰진 불안과 흔들림, 그리고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별을 냉정하게 조명한다. 관객은 ‘도준은 정말 아무 잘못이 없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이 영화는 진실이 아닌 믿음을 좇는 사람의 심리를 깊숙.. 2025. 4. 17.
신과 인간의 존재는 고통? 희생? 수용? - Mother! 🌀 1. 낯선 이들의 침입: 파괴되는 평온‘마더!’의 시작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집에서 시작되지만, 곧 예상치 못한 손님들이 나타나면서 분위기는 급변합니다. 주인공 여성은 남편과 단둘이 외딴 저택에서 조용히 살아가려 하지만, 낯선 방문자들이 하나둘씩 들어오며 그녀의 일상은 산산이 조각납니다. 이 방문자들은 무례하고 제멋대로이며, 그녀의 공간을 점점 잠식해갑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타인의 침입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외부 세계의 이기심과 무분별함이 개인의 삶을 파괴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불편하지만 강렬합니다. 이 모든 전개는 단순한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창조와 파괴’, ‘자연과 인간’의 상징으로 해석할 수 있는 복합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2. 제물로서.. 2025. 4. 17.
왕관의 고독 - 더 크라운 (The Crown) 👑 1. 말보다 강한 침묵의 정치영국 왕실은 전통적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지만, 《더 크라운》 속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침묵과 눈빛만으로도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특히 총리들과의 주간 면담은 겉으로는 예의를 갖춘 대화지만, 실제로는 견해 차와 권력관계가 묘하게 드러나는 장이다. 여왕은 직접적인 명령 대신, 침착하고 단호한 표정과 질문으로 상대를 긴장하게 만든다. 침묵은 곧 메시지가 되고, ‘말하지 않음’이 ‘모든 걸 말하는’ 전략으로 사용된다. 이처럼 《더 크라운》은 권위의 상징이 어떻게 심리적 무기로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며, 이는 곧 정중한 외교 속 숨겨진 정치를 느끼게 만든다. 말없이 흔드는 권력의 무게, 여왕의 침묵은 단순한 조용함이 아니라, 명확한 존재감이자 결.. 2025. 4. 16.
나는 나 자신과 친해질 수 있을까? - 와일드 (Wild, 2014) 1. 길 위에 선 이유: 상처와 후회의 무게셰릴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자신을 갉아먹던 마약 중독, 깨져버린 결혼생활을 뒤로한 채 길 위에 섰다. 삶의 모든 것이 무너진 그녀는 결국 스스로를 벌주듯, 1,600km에 이르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도보여행에 나선다. 아무런 경험도 없이 무작정 떠난 이 여정은 단순한 걷기가 아니다. 그녀가 다시 자신과 마주하고, 과거의 잘못과 후회를 돌아보며 자신을 용서하기 위한 시간이다. 깊은 산속에서 고립된 외로움, 무서운 야생동물, 추위와 배고픔, 수많은 난관은 결국 그녀 내면의 상처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도구가 된다. 그녀는 묻는다.“What if I forgive myself?”자기혐오로 가득했던 내면에 처음으로 '용서'라는 따뜻한 말이 피어난 순간이다.2.. 2025. 4. 15.
감정기억삭제 -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이터널 선샤인, 2004) 1. #사랑을 지운다는 것의 의미조엘은 클레멘타인이 자신을 기억에서 지웠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그는 같은 시술을 통해 그녀의 존재를 지우기로 결심하지만, 지워지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기억 속 그녀의 모습은 상상 이상으로 따뜻하고 깊다. 상처뿐 아니라 소중했던 추억까지 사라져가는 과정을 겪으며 그는 ‘지우고 싶다’는 마음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이 영화는 단순히 이별의 아픔을 넘어, 사랑했던 기억 자체가 얼마나 나 자신을 구성하는 중요한 조각인지를 되짚게 한다.명대사"Please let me keep this memory, just this one."사랑을 지우는 순간, 오히려 사랑의 본질이 드러난다. 2. #스스로를 마주하는 감정의 여행조엘은 평소에는 내성적이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 2025. 4. 14.